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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울림-헤르츠앤도우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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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휴공간 전시 《지구울림 - 헤르츠앤도우》
2025.09.02-2026.05.31
서울시립 북서울미술관

참여작가
헤르츠앤도우(문규철, 홍광민, 황선정)

작품수
2점


전시 안내
소리는 외부에 있는 것이 아니라, 이미 우리 안에 울리고 있다. 눈에 보이지 않지만 지구의 다양한 소리 울림을 듣고 함께 얽혀 세계를 이해하는 일. 《지구 울림 - 헤르츠앤도우》는 여기서부터 그 시작의 울림을 만든다. 

북서울미술관은 2017년부터 매년 유휴공간 프로젝트를 통해 전시장이 아닌 미술관 곳곳에 작품을 놓으며, 관객과의 유연한 소통을 실험해왔다. 이번 전시 역시 그 연장선에서 미술관을 찾은 이들이 자신과 주변 존재의 소리를 함께 감각하며 공생의 울림을 느낄 수 있길 바란다. 전시는 소리를 매개로 서로를 연결하는 다양한 접근점을 마련하고자 다음과 같은 태도를 제안한다. 먼저, 더 많은 것을 보기보다 오히려 눈을 감고 귀를 기울여 지금 여기의 울림을 듣자. 또 듣기를 단순한 수용이 아닌 능동적 행위로서 설정하고, 인간 중심의 청각 경험을 넘어 지구가 품는 다양한 소리를 섬세하게 관찰하자. 이를 통해 우리를 둘러싼 사운드스케이프(soundscape)에서 나아가 복합적인 ‘소리 지구(地區)’라는 감각의 장으로서 소리 환경을 전환시킬 수 있을 것이다.

참여 작가인 헤르츠앤도우(Hertz and Dough)는 예술가의 창작 과정에서 탐구와 사유가 어떻게 확장되는지 그 면면을 살피는 북서울미술관 ‘아티스트 리서치’의 첫발을 내딛는 예술가이기도 하다. 이들은 사운드를 통해 세계를 이해하며, 청취 감각 자체에 대한 연구로써 스스로의 이야기를 만들어 가고 있다. 기술과 생태, 인간과 비인간, 공간과 환경이 교차하는 소리의 세계에서 우리는 무엇을 어떻게 듣고 이해할지에 대해 질문을 던지는 것이다. 

이번에 새롭게 선보이는 두 점의 작품 〈오디누아 12〉와 〈청각의 지층〉은 헤르츠앤도우의 연구 결과이자, 복합적인 청취 구조에 대한 실험적 제안이다. 먼저 〈오디누아 12〉에서는 7.4.1 채널의 공간 맞춤형 사운드 시스템과 함께 지구가 품는 다양한 소리를 들을 수 있다. 여기서 우리는 작가가 이끄는 소리의 경로를 감각하며, 듣는 것을 넘어 시간과 리듬, 관계망의 변화를 신체적으로 감지하게 된다. 곡선을 타고 흐르는 비선형적 사운드의 유기적 움직임 안에서 자연과 공동체, 도시의 리듬을 마치 거대한 청각 생태계처럼 느끼게 되는 것이다. 반면 〈청각의 지층〉에서는 관객이 더 능동적으로 소리를 추적하고 관찰할 수 있다. 리서치 과정에서 채집·가공·재구성된 환경 음들은 스피커 모듈과 소리통이 만든 경로를 따라 갖가지 소리의 층을 구성한다. 이것은 단순한 소리를 듣는 것이 아니라 시간을 듣는 것, 즉 과거와 현재의 감각이 교차하는 만남을 이루는 것이다. 

이번 전시는 단순한 청취 경험을 넘어, 세계를 지각하는 방식을 재구성하는 실천이 되길 희망한다. 작가에게 예술은 고정된 답을 제시하는 것이 아니라, 관객의 감각을 열고 세계를 새롭게 바라볼 수 있는 태도를 공유하는 매개체이다. 이를 위해 전시 기간 중 세미나, 워크숍, 퍼포먼스 등을 통해 관객과 함께 우리 스스로 발화하는 (목)소리에도 집중한다. 이렇게 《지구울림》에서 사운드는 경계 너머를 탐색하는 언어가 되어, 인간과 비인간이 함께 만드는 다층적 울림 속에서 우리의 위치를 다시 사유하게 한다. 생물학자 데이비드 조지 해스컬은 “우리는 살아있는 지구의 소리에 귀 기울이는 법을 잊어버렸다는 사실을 가장 두려워해야 한다.”라고 말하며 주변 소리에 귀 기울이는 것이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해졌음을 상기시킨다. 다양한 소리의 상실을 느끼는 지금, 우리는 다시 지구와 함께 공생을 위한 울림을 만들 수 있도록 오늘도 우리의 자리에서 귀 기울여야 할 것이다.

눈을 감자. 그리고 흔들리는 진동과 스치는 모든 소리에 귀를 기울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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